10일 코스닥에 상장한 와이솔 직원들 얘기다. 와이솔은 삼성전기에서 2008년 6월 분사한 업체다. 휴대폰 안테나 밑에 탑재돼 통화에 필요한 전파를 찾아주는 표면탄성파필터(SAW)를 만든다. 2007년 삼성전기(당시 강호문 사장)가 사업 집중화를 결정하면서 매각 대상이 됐다. 강호문 사장은 당시 60~70개에 달하던 삼성전기 제품을 3개 주력 기술(광, 소재, 무선고주파) 8개 제품군으로 재편했다.
먼저 상장한 △파트론 △빅솔론 △아이엠 △에스맥도 이때 분사됐다. 당시 SAW는 WS(Wireless solution) 사업부에서 맡고 있었다. 김지호 와이솔 사장은 이 부서 총괄팀장이었다.
매각은 쉽지 않았다. SAW 특성 때문이다. 일견 휴대폰 안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에 불과해 다루기 쉬워 보이지만 오랜 기간 연구가 필요한 제품이다. SAW 성능은 같더라도 그 결과에 이르는 방법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김지호 사장은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1조원에 불과해 대기업이 하기에는 작지만 중소기업이 다루기에는 사업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SAW는 전 세계적으로 와이솔을 포함한 5개사가 시장을 90%나 점유하고 있다. 상위 4개사는 무라타, TDK-EPC, TYMT, PED 등 모두 일본 회사다. 와이솔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SAW 생산업체다.
문제는 삼성전기 직원을 새로운 사업체에 참여시키는 것이었다. 삼성 대신 신생 벤처를 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혼을 앞둔 젊은 직원들은 고민이 심했다. 김 사장은 "결혼 문제가 있던 직원들은 대부분 삼성에 남았다"고 전했다.
섭외 끝에 생산직 40명과 관리직 22명 등 삼성전기 직원 총 62명이 `삼성` 대신 벤처행을 탔다. 직원들이 결정하기까지 어려움을 알던 김 사장은 지분을 직원과 공유하기로 결정한다.
삼성전기 근속연도와 직급을 고려해 직원들은 1만~5만주, 과장급은 9만주, 차장급은 13만주를 나눠줬다. 주식은 액면가(500원)로 제공됐다. 와이솔을 믿고 따라온 중국 공장 현지 직원 280명에게는 상장 인센티브로 총 3억원을 약속했다. 와이솔은 공모 물량 중 20%를 우리사주 몫으로 했다. 공모 후 우리사주 지분은 총 32.5%에 이르게 된다.
10일 상장으로 삼성 대신 미래 가능성을 택한 직원들은 수억 원대 주식 부자가 됐다. 올해 결혼한 30세 동갑내기 사내 커플이 보유한 자사주는 11만6000주(남편 6만8000주, 아내 4만8000주)에 이른다. 공모가(8000원)를 기준으로 따지면 9억2800만원에 달한다. 와이솔은 상장 직후에는 공모가를 밑돌았으나 장중 15% 오르면서 상한가를 쳤다.
조명환 와이솔 전무는 "공모가를 정할 때 우리사주 지분 등을 고려해 무리하기보다는 `착한 가격`을 택했다"며 "현재 5위인 업계 순위가 연말 4위, 내년에는 3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와이솔은 칩 설계에서 패키징까지 전 공정에 걸쳐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2010년을 기점으로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안정적인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어 고속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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