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 이어 이 글은 이번 11월 "에벤에셀"에 실릴 제 아내의 글입니다. 그 동안 뭘 쓸지 꽤나 고민을 하더니 약속한 기한에 맞추기 위해 어제 새벽 3시 까지 잠도 못자고 혼자서 머리싸매면서 적었답니다. 아마도 비몽사몽간에 썼겠죠.^^ 저희들의 여기서의 생활을 조금은 엿볼수 있는 기회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허락을 안받고 여기에 올렸는데... 어쨋든 제가 잘 말해 놓겠습니다.
(참고로 제목이 뜻하는 것은: 독일어로 Hallo! Wie geht es Ihnen? 번역하면, "안녕하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하는 말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는 전형적인 독일인사입니다.)
-------------------------------------------------------------
"할로! 비 겟 에스 이는?" - 김민정
처음 이 글을 쓰기 위해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남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자기야, 뭘 쓰지? 어떻게 쓸까?“ 그러자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은 무엇보다도 정직하게 쓰는게 가장 중요해, 멋지고 화려하게 쓰려고 하지말고 너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면 되는거지!“
그래, 그걸 알면서도 내 자신을 드러내어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과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부족한 믿음이 부끄러운 까닭에 며칠을 아니 몇 주일을 망설였다.
고민 끝에 이 글을 쓰면서 지난 시간들을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었고 지난 1년간의 독일 생활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난 가을, 우리는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한 채 외국생활의 기대감과 더불어,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여유로움을 간직한 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외국생활도 한국에서의 삶의 연장일 수 밖에 없고 어차피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도 다 비슷한 법, 평소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나에게는 걱정거리로 다가오지 않았다. 도착한 첫 날 우리는 연구소 게스트룸에 짐을 풀고, 이태리 식당에서 스파게티를 먹으며 서로 격려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외국생활에서 느낀 중요한 점은 첫째 음식, 둘째 언어인것 같다. 셋째는 생활방식의 차이이다. 게스트룸에 머물면서 우리는 독일 친구들이 마련해 준 치즈와 딱딱하고 검은 빵, 햄, 쥬스 등등을 먹으며 지내야 했다. 며칠 견디다 못해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을 끓여 국물까지 다 먹어 치우면서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면“ 이라며 정말 행복해 했다. 그 때 이후로 그렇게 맛있는 라면을 먹어보지 못했다.
둘째, 언어가 문제라면 나에게는 걱정거리의 하나였다. 하지만 나는 당당하게 열심히 ’당케 쇤’을 외쳤고 어설픈 미소로 대답했으며, 서투른 영어 솜씨로 상황을 그런대로 모면할 수 있었다.
한달 동안의 휴가를 지내는 동네 화원 주인과 동네를 지날때 마다 ’할로’하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아저씨.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부잣집 아저씨... 처음에는 이런것들이 정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젠 그들이 부럽기만 하다. 날씨는 매일 비가오고 흐리며 냉장고는 왜 이렇게 작은지, 집은 너무 오래돼서 낡았으며, 관공서는 요일마다 근무시간이 달라서 일을 보려면 불편하기 짝이 없고.. 등등. 사소하지만 갖가지 불편등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편하고 너무 좋다. 돈이 많아도 검소하게 지내는 사람들. 몰래 몰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 주며, 서로 눈치보지 않고,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서로 존중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나는 오늘도 값진 추억의 페이지를 써 가야 할 것이다. 여기서 느낀 문화와 다양한 가치관의 존재, 여러가지 삶의 방식을 통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나를 여기까지 인도하시고 내가 힘들어서 눈물로 기도할 때 나의 눈물을 닦아 주시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