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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로 신앙에 불을 붙여라
2003-11-01 19:29:14 read : 4601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간절함과 지속성이 기도의 관건"
▲열린교회 담임 김남준 목사. ⓒ뉴스앤조이 신철민
김남준 목사(열린교회·경기도 안양시 관양2동)는 「설교자는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등 50권 이상의 책을 펴낸 기독교 출판계의 인기 작가다. 그가 써낸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기도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청교도 신앙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는 김 목사의 배경을 이해하면 기도를 강조하는 그의 모습이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지난해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한 「새벽기도」를 보면, 김남준 목사의 기도에 대한 관심이 새벽기도까지 이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김 목사는 이 책에서 성경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새벽기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김 목사가 시무하는 열린교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교인들의 새벽기도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10월 9일 열린교회에서 김남준 목사를 만나 새벽기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 내내 김 목사는 새벽기도의 중요성을 힘 주어 강조했다. 다음은 김남준 목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새벽기도는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예수님은 새벽과 깊은 밤에 기도하셨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쉽게 말하면 낮에는 일을 하셔야 했기 때문이다. 새벽에 자기 기도 시간을 갖는 사람이 지속적인 기도 생활을 할 수 있다. 또한 새벽기도는 한국교회의 좋은 전통이다. 물론 어렵기는 하다. 요즘 12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기도가 오히려 현대인들이 취침 시간을 당기고 새벽에 활기차게 일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통계에 의하면 9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면 범죄가 50% 준다고 한다.
인생의 질은 하루하루 삶의 마디가 엮어져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루를 하늘의 이슬에 깊이 젖어서 시작하면 사고나 삶의 모든 부분이 하나님 중심이 되어 세상의 유혹을 물리치고 하나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진실한 소원이 마음에 차게 된다. 그렇게 채워진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과 분주하게 쫓겨서 시작하는 것에는 삶의 질에 큰 차이가 있다.
열린교회의 새벽기도를 소개해 달라.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다. 5시에 1부 예배를 드리고 6시 15분에 2부가 있다. 2부 참석자 중에 기도회를 마치고 바로 직장에 가는 사람이 많다. 교회 안에 제과점이 있어서 새벽기도를 마친 후 식사를 하고 바로 회사에 가는 사람들을 돕는다. 사경회 때는 기도회 시간을 좀 당겨서 교인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연초에는 교인들에게 평생 새벽기도 작정을 받는다. 그렇게 작정한 사람이 300명 정도 된다. 새벽기도에서는 연속 설교를 하는데, 최근에는 히브리서 10장을 하고 있다. 하루에 한 절, 많으면 두 절 정도 설교한다. 한 장에 한 달이 더 걸리는 셈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말씀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 사랑의교회 새벽기도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교회가 전환의 때에 성도들이 합심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본 받을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통해 많은 교인들이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행사가 없을 때에도 새벽기도가 일상화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시간이나 모든 면이 현실화되었으면 한다. 특별한 새벽기도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교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일상화된 새벽기도다.
교회 성장과 새벽기도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비유를 하자면 하나님의 말씀은 연료이고 성령의 은혜는 불과 같아서 아무리 성경을 잘 가르치고 지식적인 면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성령의 은혜가 없으면 타오르지 않는다. 타지 않은 장작을 쌓아 둔 아궁이와 같다. 또한 아무리 불길이 강해도 연료가 없으면 지속될 수 없다. 볏짚을 태우면 잠시 장작 못지 않게 뜨거운 불길이 치솟지만 얼마 가지 않아 꺼진다. 질이 좋은 장작에 불이 붙으면 놀랍게 오래도록 불길이 타오른다.
새벽기도는 성령의 은혜를 간구하는 중요한 은혜의 도구이다. 그런 면에서 새벽기도를 강조하는 교회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도 일변도로 가는 것은 반대한다.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말씀과 기도, 도덕적인 삶이 조화되는 방식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김 목사는 "새벽기도를 통해 성숙한 기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새벽기도가 현대인의 생활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역설적으로 새벽기도가 현대인의 삶과 맞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강조해야 한다. 지쳐서 쓰러지기까지 모든 시간을 소진하는 현대인들은 하나님을 찾을 시간이 없다. 새벽기도를 위해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저녁에 일찍 자야 한다. 새벽기도 때문에 몸의 코드가 그렇게 맞춰지는 것이다.
새벽기도는 사람을 가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가정이 무너지는 가장 큰 원인이 근대화 과정에서 저녁 시간을 남용했기 때문이다. 아빠는 일터에서 안 돌아오고, 아이들은 왜곡된 입시 구조에서 늦게까지 학원에 있거나 과외를 한다. 이런 것이 가정 와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새벽기도를 하면 저녁에 늘 부담이 생기고 저녁 시간을 활용함에 있어서 절제가 생긴다. 이런 과정에서 가족간의 대화가 살아나게 된다.
새벽기도 내용이 너무 이기적이고 기복적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모든 신앙에는 성숙의 단계가 있다. 유치원생에게 부모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새벽기도에 나와 다 자기 기도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새벽기도에 나오면 주님도 꺾을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은 문제가 있다. 처음에는 삶이 고달파서 하나님 앞에 나올 수 있다.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수단으로 새벽기도가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새벽기도를 통해 성숙한 기도로 나아가야 한다. 영적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기도는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새벽기도가 통성기도 스타일로 진행된다.
나는 통성기도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편이다. 통성기도보다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기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 교회에서는 처음 공통 기도는 같이 소리 내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방해를 줄 정도로 소리를 지르면서 기도하는 것은 제재한다. 통성기도에 익숙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중에는 진지하게 기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진보는 기도가 부족하고 보수는 실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서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야 한다. 진보 진영 안에서도 투쟁과 개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마찬가지로 영적인 측면만 강조하던 보수적인 교회에서도 실천 부분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우리들의 영적 뿌리가 건강한지 살펴야 한다. 건강한 뿌리의 결과물이 도덕적 삶이다. 삶의 개혁 없는 자기만족적 영성은 건강한 영성이 아니다. 기도는 거룩한 삶의 뿌리이다. 뿌리를 무시하고 바로 도덕적 삶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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