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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같은 그네...
2003-10-02 13:35:15 read : 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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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북 치는 여름이 이 작은 육신을 지쳐가게 만들 즈음, 나는 플라타너스 가득한 길을 걷는다. 그 푸르름, 웅장한 높이...그러면서도 정겨움, 뭐, 그러한 것들이 있는 듯 없는 듯 나와 동행하고 있다. 그들이 푸르른 잎을 떨궈버리고 앙상한 뼈마디를 드러내면 그 때도 그들을 보고 웃을 수 있을까...그 때는 이러한 상상을 해야지. 새 순이 돋는.
메마른 살을 트고 온 몸으로 해방감을 노래하는 그들의 외침을 들어야지.
난, 한 나그네를 만났다.
그래, 어찌보면 나와 꽤 비슷하다. 그리고 그를 바라볼 때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복잡다단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기상일변도처럼.어떻게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서 질문을 곧잘 하고는 한다.
글쎄...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감정의 시한폭탄도 아니고 그냥저냥 희생도 아닐 터. 그러나 지금 나의 사랑을 부인하거나 부정하지는 말아 달라. 문제는 나는 그 사랑에 행복해하지만 사랑은 그 반대인 것 같다는 사실.
나그네는 볶음밥을 좋아하는 듯 하였다.
시간만 나면 볶음밥을 먹는 듯 했다. 생각을 너무 볶지 않았으면 하고, 너무 사색 속에 빠져있지 말길 바래본다. 때로는 머리를 텅 비운 채 거리를 걷고 나부끼는 바람내음을 듣고 정처없는 들꽃의 수줍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그래, 나그네가 있으면 차라리 바람보다는 주막집 주모나 되는 것이 나을 법 하다. 소년같은 나그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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